새 한인회장에게 거는 기대

김동욱 0 3,939 2007.05.10 01:10
지난 5월 1일 취임식을 가짐으로써 뉴욕한인회는 제30대 이세목 회장 체제로 접어 들었다. 취임식이 거행되기 직전에 제기된 선거무효 소송으로 인하여 제30대 뉴욕한인회가 껄끄러운 모습으로 출발하게 되어 심히 유감스럽다. 법원의 판단 여하에 따라서는 뉴욕한인회장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할런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세목 뉴욕한인회장에게 좀 더 일찍 축하 인사를 드리지 못한 것도, 몇 가지의 당부를 드리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있었던 것도, ‘선거 소송’의 추이가 어떻게 전개될런지 예측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언제 결론이 날런지 예측할 수 없는 선거 소송의 결과만을 한없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이 글을 쓴다.

먼저, 어려운 선거전을 치르고 제30대 뉴욕한인회장으로 선출되어 업무를 시작한 이세목 뉴욕한인회장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선거 유세 기간 동안에 뉴욕의 한인 동포 사회를 향하여 했던 약속들을 꼭 실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이번에 치러진 뉴욕한인회장 선거는 치열한 접전을 보이긴 했지만, 동포들의 철저한 무관심 속에 치러진 선거였다. 그 무관심의 원인이 후보자들에게 있었는지, 뉴욕한인회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에 있었는지, 선관위의 홍보 부족에 있었는지, 주일날 실시되던 선거를 토요일로 바꾸어 달라고만 요구했지 교인들에게 선거 참여를 적극 독려하지 않은 기독교계의 무책임에 있었는지에 관하여는 사람들 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뉴욕의 한인 동포들의 숫자가 40만~50만 정도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물론 그 숫자가 정확한 숫자인지 아닌지 조차 알 수가 없다. 적은 쪽에 무게를 두어 뉴욕의 한인 동포들의 수가 40만이라고 치자. 그리고 그 중의 60%를 18세 이상의 유권자라고 상정을 해 보자. 24만의 유권자 중에서 6,100명 남짓한 사람이 투표를 했으니 전체 유권자의 2.5% 정도에 해당하는 동포들이 선거에 참여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선자인 이세목 후보가 얻은 득표수는 전체 유권자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이다. 결국 제 30대 뉴욕한인회장은 100명의 유권자들 중에서 단 1명의 명시적인 지지만으로 회장으로 선출되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세목 뉴욕한인회장은 선거에서 자기를 지지하지 않은 99%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물론 투표를 하지 않은 97.5%의 뉴욕한인 모두가 이세목 뉴욕한인회장을 반대하는 사람은 절대로 아닐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방법으로 지지를 표시해 준 사람은 단 1%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떠한 일을 하건, 자기와 반대 쪽에 있을 가능성이 큰 99%의 생각을 늘 헤아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99%의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만 않는다면, 이세목 회장은 많은 동포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뉴욕한인회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뉴욕한인회의 업무를 파악하는 대로 임기 중에 행할 계획들에 대하여 뉴욕의 한인 동포 사회에 의견을 묻고 곰감대가 마련된 사안부터 하나 하나 추진해 나가야 하되,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사항이 뉴욕한인회칙을 ‘현실과 요구에 맞게’ 개정하는 일이다. 이 일은 한달 두달 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부터 연구와 검토를 시작하여야 한다. 시간을 두고 작업을 하지 않으면 미지한 부분이 남게 되고, 그것은 또 다른 불씨를 낳는 원인이 된다. 뉴욕한인회의 관할 지역을 정하는 문제, 뉴욕한인회장으로 선출될 수 있는 사람의 자격을 정하는 문제, 뉴욕한인회장 선거에 투표할 수 있는 유권자의 자격을 정하는 문제 등은 결코 쉽게 결론을 낼 수 있는 사항들이 아니다. 많은 동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문제들이다. 동포들의 의견을 모으는 방법도 여론몰이식이 되어서는 안된다. 어떤 사안이 됐건 우격다짐식으로 밀어 붙이게 되면, 반드시 후유증이 남게 된다. 후유증은 그것의 크기가 어떠하건 항상 커다란 불난으로 이어져 왔음을 우리 모두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새롭게 출범한 뉴욕한인회 제30대 이세목 호가 동포 사회를 하나로 모으고, 뉴욕한인회로부터 등을 돌린 동포들을 다시 뉴욕한인회로 불러 모으는 화합의 장을 펼쳐 나가길 당부한다. 동포 사회를 하나로 만들지 못한다면 뉴욕한인회는 그 존재 가치를 잃게 된다. 동포들 모두가 신뢰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뉴욕한인회로 굳건하게 서 가길 기대한다.

* 뉴욕한국일보 2007년 5월 9일(수요일)자 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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