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불교계의 반발

김동욱 1 3,438 2008.08.14 00:16
조계사 내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촛불집회 수배자’에 대한 검문검색을 하던 경찰관들이 지난달 29일 조계종 총무원장의 신분을 확인하고 승용차를 수색한 것이 “과도한 검문이었다”고 불교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불교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하여, 총무원장의 승용차를 검문했던 경찰관 2명을 다른 경찰서로 전보 발령을 냈고, 검문 당일의 검문업무 책임자였던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을 계고조치하고 관할 종로경찰서장에게도 서면경고를 하겠다고 한다.

필자는 불교계가 이 ‘사건’을 왜 문제를 삼고 있는지, 어청수 경찰청장이 왜 이 ‘사건’과 관련하여 사과를 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불교계에서는 경찰관이 어떻게 감히 총무원장에게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를 할 수가 있으며, 총무원장이 탄 승용차를 수색을 할 수가 있느냐는 항변을 하고 있다. 이는 총무원장의 차량은 검문검색을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법의 집행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함을 모르는 사람들은 아닐텐데, 왜 그런 억지 주장을 했는지 모르겠다. 검문검색에 나선 경찰관은 차량의 탑승객이 누구이건 예외없이 검문검색을 실시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한 일에 속한다. 탑승자가 총무원장이건, 국회의원이건, 장관이건, 심지어 대통령이라 해도 예외를 두어서는 안된다.

검문검색을 담당했던 경찰관들은 충실하게 업무를 수행하고서도 불이익을 당했고, 충실한 부하직원들을 지휘했던 상급자들은 징계를 받는 일이 생겼으니 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가? 이제 모든 검문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관들이 지위가 높아 보이는 사람들은 아예 검문을 할 엄두도 못내지 않겠는가? 조계사 총무원장의 차량을 검문검색할 수 없다면, 각 종교단체들의 장이 탑승하고 있는 차량도 검문을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겠는가?

“조계종 총무원장에 대한 일선 경찰관들의 과잉 검문이 ‘철저한 검문검색’을 지시한 상부 공문에 따른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경찰의 발표는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그러면 적당히, 대충, 하는둥 마는둥 그렇게 검문을 하라고 지시를 했다는 말인가? MB 정부와 불교계와의 껄끄러운 관계를 의식하여 한 발언이었다 하더라도,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경찰로서는 본분을 망각한 발표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불교계에서 “과잉 수색”이라고 떠들지 않고 ‘근무에 충실했던 경찰관’을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교통 신호를 위반한 차량을 단속한 경찰관이 해당 차량의 운전자가 대통령인 줄 알고서도 티켓을 발부하고, 자기에게 티켓을 발부한 경찰관을 격려하고 칭찬해 주는 대통령들에 관한 이야기를 가끔씩 해외 토픽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대통령들과 같은 모습을 조계종 총무원장에게서 기대했던 나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 2008년 8월 13일자 <크리스챤 투데이> 시사 칼럼 IN & OUT

Comments

박선희 2008.08.14 13:20
  이런것을 보고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했던가요?
우습지 않은가요.
조계종의 일개 총무원장 이라는 사람의 지위가 그렇게 높던가요? 언제부터요?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죠?
이런 교만한 사람들은 미국으로 경찰 견학을 꼭한번 오라고 권하고 싶네요.
그건 그렇고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경찰의 위상이 어찌 그리 하찮아 졌는지.........
우리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할때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이라는 나라가 후세까지 잘 세워 가려면......말입니다.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