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의 축복-일곱째] 함께 밥먹고 함께 걸어가기

김동욱 0 5,561 2007.02.28 22:43
[작은 교회의 축복-일곱째] 함께 밥먹고 함께 걸어가기

내가 아는 어떤 작은 교회의 목사님과 성도님들은 하이킹을 굉장히 좋아 합니다. 매주 토요일 아침 일찍 세븐레이커에 모여서 함께 산을 올라갑니다.

꼭대기 호수까지 대량 2시간 정도 걸리는데, 5살짜리 아이부터 시작해서 70대 노인들까지 이십여명이 매주 토요일 함께 산을 탑니다. 올라가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처음 가는 분들은 헥헥 거리지만 몇 번이나 올라간 사람들은 70대의연세이신 권사님도 신나게 올라가십니다.

일주일에 두 시간을 이렇게 함께 걸어올라간 후 꼭대기에서 밥을 함께 먹습니다. 그리고 1시간 정도 호숫가에서 담소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함께 내려옵니다. 내려오다가 피곤하면 중간에서 물이 흐르는 냇가에 발을 담그고서 감이나 사과도 나누어 먹습니다.

계절따라 골짜기 물이 흐르며, 푸릇 푸릇 돋아나는 새싹들과 꽃들, 지저귀는 새소리들, 푸른 숲, 낙엽이 떨어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귀로, 피부로 느끼면서 함께 걸으가면서 함께 공기를 마십니다.

봄, 여름, 가을이면 이렇게 뉴욕, 뉴저지 근처에 있는 등산로를 함께 밥먹고 함께 걸어가는 목사님, 사모님, 성도님들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고 정다운 모습입니다.

겨울이면 아이들과 함께 별로 인기가 없으면서도 비용이 들지 않는 스키장을 찾아가서 20-30명이 전세를 내듯이 아이들과 어른들이 하나가 되어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가 눈싸움도 하고 가져온 고구마도 구워먹고 컵라면도 먹으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목사님도 사모님도 교인들도 모두 해맑은 모습으로 눈덮힌 산 속에서 하나가 됩니다.

옛날 시골에서는 버스도 없고, 자전거도 귀하였던 시대에 읍에서 열리는 삼일장을 가기 위해서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가 한 무리가 되어서 걸어갑니다. 장터에 물건을 팔 사람들은 머리에 이고 가거나 채소를 리어카에 실어서 끌고 가기도 합니다.

장터에서 자기 볼 일을 다 마치고 나는 오후 느지막한 시간에 함께 삼삼오오 돌아옵니다. 5-10마일 정도 되는 길이지만 누구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함께 담소하면서 재미있게 걸어갑니다.

어렵고 힘든 시절에 모두가 함께 겪었던 모습들입니다. 그래도 그 때는 서로가 싸움하는 것도 없었고, 잘난척 하는 사람들도 없었으며, 서로 핏대를 올리면서 멱살을 잡는 사람들도 없었습니다.

아마 예수님이 오셨을 때 서민들이 살아가는 소박한 삶의 모습이 이렇지 않았을까요? 길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말씀을 나누고, 은혜를 받으면서 함께 식사를 하고, 함께 삶을 나누고 그 다음날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말씀을 나누는 그 모습들은 너무 서민적입니다.

오늘날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어디에서 찾을 볼 수 있습니까? 지극히 서민적인 분들이 모이는 작은 교회가 아니면 불가능입니다.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예배가 끝난 후 함께 모여서 점심식사를 나눕니다. 예배당이 식당이고 식당이 예배당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너무 즐거워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점심때 남은 밥과 김치를 고추장에 비벼 먹으면서 아예 저녁까지 떼우고 집에 돌아 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나 던킨이나 다이너에 가서 커피를 함께 마십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미국뿐만아니라 한국 정치까지 흘러나옵니다. 열을 내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야기가 끝이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쉽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이 땅에 사람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성도님들, 이 아름다운 작은 교회에 다니는 놀라운 축복의 비밀을 아십니까?

* 이 글은 '아굴라'님께서 복음과 희망 싸이트에 올려 놓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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