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의 축복-여섯째] 일주일에 한번 이상의 전화통화

김동욱 0 5,604 2007.02.28 04:19
[작은 교회의 축복-여섯째] 일주일에 한번 이상의 전화통화

한국에 계신 연로하신 부모님께 일주일에 한번 이상 꼭 전화를 드려야지 하면서도 그 한번이상을 지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서 국제전화비도 싸졌고, 마음만 먹으면 연로하신 부모님들께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안부 전화를 올리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건만 잘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마음이 너무 부산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까먹고 삽니다. 인터넷과 신문과 TV드라마를 보는 시간은 아깝지 않게 여기면서 잘 계시겠지 하는 막연함 속에서 세월이 흐르다 보면 한참만에 부모형제들과 전화통화를 하게 됩니다.

교회 안에서도 똑 같습니다.
처음 교회에 왔을 때는 모든 것이 어색하고 서먹서먹합니다.
이민생활이 바쁘기 때문에 일주일이 후따닥 지나갑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두번 교회에 가서 목사님 얼굴 뵙고 악수 한 번 하는 정도로 만족하는 교인들이 예상외로 많습니다. 아니 대부분입니다.

한 교회를 5년 이상 다녔고, 매주일마다 얼굴을 보고도, 서로 이름도 알지 못하면서 다니는 사람들이 수두룩합니다. 군중속의 고독을 느낄만한 상황이 벌어져 있습니다.

더구나 분쟁하는 교회는 아군과 적군이 구분되어 교회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끼리끼리, 밖에 나와서 커피를 마실 때도 끼리끼리가 되어버립니다. 이런 모습은 교회가 아닙니다. 강단에서는 피아를 구분하는 설교가 흘러나오고, 직분자들도 내편과 네편으로 나누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어제까지 형님 동생, 집사님, 장로님 하던 사이가 갑자기 상대편에게 가장 저질적인 저주인 "마귀들" 이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던져버립니다. 서로를 원수처럼 여깁니다. 인정사정도 없어져 버립니다. 경찰까지 부르고 재판까지 열고 세상법정까지 나갑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세워졌고, 성령께서 하나되게 하신 하나님의 교회인데 어떻게 하나님의 허락도 없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말입니까?

작은 교회에서 좀처럼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작은 교회 안에도 개인주의가 팽배하여 예배시작후에 들어왔다가 축도 끝나기가 무섭게 불이나게 도망가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또한 "제발 나에 대한 관심을 꺼 달라" 고 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참 서글픈 세상입니다.

작은 교회 안에서 재미있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목사님 또는 사모님과 일주일에 꼭 한번 이상은 전화통화를 하는 일입니다.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듭니다.

"목사님(또는 사모님), 안녕하세요, 우리집 길동이를 위해서 기도좀 해주세요, 게임만 좋아하고 하루에 한 페이지씩 성경읽기를 너무 싫어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죠?" 정도이면 충분합니다.

"목사님( 또는 사모님), 제가 읽을만한 책 소개를 해주십시오. 추천해주시면 서점에 가서 꼭 사서 읽어 보겠습니다."

"목사님(또는 사모님), 그 책 굉장히 재미있던데요...." 등등입니다.

따라서 어렵게 생각지 마시고, 안부전화도 좋고, 세상 이야기도 좋고, 집안이야기도 좋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전화통화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교회에서 빈번하게 목사님과 함께 통화할 수 있는 축복은 수백명이상이 모이는 중형규모 이상의 교회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중형규모 이상의 교회를 섬기는 목사님에게 열거된 내용으로 전화를 드리면 도리어 귀찮게 여기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성질이 급하고 다혈질인 부흥사 목사님이라면, 전화를 자주 하는 교인들을 성가시게 여겨서 주일날 설교에 "주의 종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려고 하는데 버르장머리 없는 교인들이 밤이나 잦이나 할일이 없이 전화질이나 한다" 고 설교로 때릴지도 모릅니다.

아마 작은 교회의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은 교인들을 집안식구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매주 한 번 이상 전화통화 하지 않고 있는 교인들이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염려하고 걱정하실 것입니다.

우리 집 아이가 어디 갔다가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도새 전화 한통이 없다면 가만히 있을 부모님들이 있겠습니까? 친부모님들이라면 아무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안달을 하실 것입니다.

작은 교회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의 심정은 부모님들과 똑 같습니다. 그래서 더 몸이 약해지고, 더 정신적으로 힘이 듭니다.

큰 교회의 목사님들은 구역이나 교구를 맡고 있는 부목사님들이나 전도사님들을 적당히 때려 잡기만 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작은 교회 목사님들의 경우에 교인 전체가 구역이요, 교구요, 셀그룹이기 때문에 애타는 가슴을 가지고 1년 열두달을 보내야 하는 것입니다.

작은 교회의 성도님들,
제발 애좀 타게 만들지 마십시오.
한 주일이라도 예배에 빠지면 교회 전체가 썰렁해진다는 사실을 아십시오.
한 주일이라도 소식이 없으면 무슨 사고라도 있는지, 무슨 병이라도 있는지 걱정하는 목사님들, 사모님들의 애간장 좀 타지 않게 하십시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씩, 목사님, 사모님과 전화 통화를 하셔서 중형교회들에서는 꿈에도 누려 볼 수 없는 따스함을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아굴라'님께서 복음과 희망 싸이트에 올려 놓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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